스팟 메인 에피소드/서쪽 나라

스팟 메인 에피 1~6화 - 미개의 천문대(무르)

nil_mh 2020. 12. 13. 14:27

-1화-

현자 : 서쪽 탑에 도착했습니다. 오늘 서쪽 마법사 여러분은 미개의 천문대에 가실 거예요.

클로에 : 천문대래! 별을 보는 큰 망원경이 있겠지?

라스티카 : 그렇겠네. 나도 가는 건 처음이야. 망원경을 들여봤는데 내 신부가 있으면 우주까지 어떻게 가지?

샤일록 : 미개의 천문대에는 무르가 자주 틀어박혀 있었어요. 영혼이 부서지기 전의 일이지만.
무르, 미개의 천문대를 기억하세요?

무르 : 으음-, 재채기 나온다!

라스티카 : 그렇구나.

클로에 : 그렇구나 가 아냐. 분명 기억 안 나는 거지.

현자 : 하지만 어째서 무르가 미개의 천문대에 틀어박혀 있.... .....아!

----------------------
>선택 1 : <거대한 재액>을 좋아해서요?

무르 : 좋아-! 오늘 밤에도 볼 수 있을까-?


>선택 2 : 천문학자라서요?

무르 : 천문학자? 천문학자였던 나? 그건 아직 못 먹는 거?


>선택 3 : 망원경이 반짝여서요?

무르 : 반짝이는 거 좋아해! 하지만 망원경은 렌즈 정도야.
망원경으로 본 달은 우주에서 제일 예쁘게 빛나지만!
----------------------

샤일록 : 뭐, 가 볼까요.

현자 : 네! 여러분, 잘 부탁드려요. 

무르 : 맞다, 현자님. 미개의 천문대에서 별을 보고 있으면 영감이 솟는 것 같아.

현자 : 영감이요?

무르 : 맞아! 반짝 하고 번뜩여! 우주의 심연을 들여다보는 일인걸. 새로운 자신을 발견해도 이상하지 않지.
현자님도 시험해 보는 게 어때? 물론 사건이 해결된 후에!

현자 : 번뜩임 말이죠. 알겠어요. 다음에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고 싶어지면 시도해 볼게요.




-2화-

현자 : 여기가 미개의 천문대....

클로에 : 주변에 아무것도 없네. 이렇게 방해되는 게 없으면 별이 잘 보일 것 같아.

라스티카 : 거리의 불빛도 멀어. 망원경을 통해서 보지 않아도 별이 쏟아질 것 같은 하늘이네.

현자 : 정말, 예쁘네요....

무르 : 망원경! 망원경!

샤일록 : 이런, 생각난 건가요, 무르.

무르 : <거대한 재액>이 잘 보이는 곳!

클로에 : 아! 천문대에서 누가 나왔어!

천문학자 : 오오, 현자님.... 윽...! 허리가....!

라스티카 : 괜찮으신가요, 어르신. 

천문학자 : 아야야야.... 평소에 망원경만 들여다봤더니 허리가 완전히 굽어서.....

현자 : 무리하지 마세요. 당신이 의뢰를 주신 천문학자 분이신가요?

천문학자 : 그렇습니다.... <거대한 재액>이 가까이 온 날부터 천문대에 기묘한 사건이 일어나고 있어서....
꼭 현자님의 마법사가 되셨다는 위대한 천문학자 무르 님께서 와 주시길 바랐습니다만....

무르 : 나한테 무슨 볼일 있어?

천문학자 : 오오! 당신이 무르 님....! 초상화로 본 모습 그대로....!

무르 : 어떤 모습? 이런 거? 어흥-!

클로에 : 역시 대천재 무르! 유명인이구나!

천문학자 : 이쪽으로.... 현자님께 의뢰하고 싶은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클로에 : 와아....! 천문대 안은 이렇게 생겼구나!

무르 : 달을 보자! 천체 망원경으로 보면 굉장히 가깝게 보여!

라스티카 : 숫자만 쓰여 있는 종이가 흩어져 있네. 왜 별을 보는 데 숫자가 필요한 걸까?

클로에 : 라스티카도 쳄발로를 연주할 때 올챙이가 헤엄치는 선을 보면서 연주하잖아.

라스티카 : 그렇구나. 심오하네.



-3화-

현자 : 아.... 이 초상화.... 품위있고 지적인 할머니네요.....

샤일록 : 파티아입니다. 이 천문대의 초대 소장이에요. 수백 년 전에 죽었지만요.

천문학자 : 맞습니다.... 파티아는 당시 드물었던 여성 천문학자로, 저는 그녀의 자손입니다.

현자 : 그랬군요.

천문학자 : 네. 이 천문대는 파티아와 무르 님께서 만드신 겁니다.
파티아는 여러 가지로 고생을 했습니다.... 여류학자에게는 세상이 냉정했다고 하지만, 무르 님께서 감싸 주셨다고 합니다.

클로에 : 멋있잖아, 무르!

라스티카 : 신사의 귀감이군요.

천문학자 : 두 분은 멋진 친구 사이였다고 들었습니다.

샤일록 : 친구.....

현자 : 왜 그러세요, 샤일록?

샤일록 : 아, 아닙니다. 그래서 의뢰 내용은요?

천문학자 : 실은 저 천체망원경이.....

무르 : 어?! 안 보이네?!

현자 : 무르. 벌써 망원경을 들여다보는 거예요?

클로에 : 안 보인다니, 별이? 어디, 나도 볼....
와아....! 너무 예쁜 밤하늘이야! 잘 보여, 무르!

무르 : <거대한 재액>만 안 보여!

클로에 : 에?! .....앗, 정말이다....!
이 천체 망원경, <거대한 재액>만 안 보여!

현자 : 어, 어째서?!


클로에 : 망원경이 고장난 원인 알겠어? 밖에 나가서 하늘을 봤지만 역시 <거대한 재액>은 보였어.

샤일록 : 그렇군요. 지금 무르가 붙어서 조사하고 있어요.

현자 : 어때요, 무르, 뭔가 알 것 같아요?

무르 : ..........

현자 : 그 책은? 뭐가 쓰여 있는 책인가요?

무르 : ..........

현자 : 조금 쉬는 게 좋아요. 차라도 끓일까요. 저기, 무르.....

무르 : ..........




-4화-

샤일록 : 안 들릴 거예요. 그는 한 번 집중하면 주위의 소리를 못 듣게 됩니다.

현자 : 그, 그렇군요. 

샤일록 : 망원경은 무르에게 맡기고 저희는 밖에서 산책하죠.

클로에 : <거대한 재액>이 안 보이는 원인, 대체 뭘까.

샤일록 : 저는 알았습니다. 

라스티카 : 나도 알 것 같아. 천체 망원경과 무르에 대한 사념을 느꼈어. 사악한 건 아니었지만.....

현자 : 무슨 뜻인가요?

샤일록 : 초상화의 노부인을 기억하세요? 고장의 원인은 아마 그녀.... 초대 소장 파티아입니다.
그녀가 남긴 사념이 <거대한 재액>에 영향을 끼쳐 기묘한 사건을 일으키고 있는 거겠죠.

클로에 : 파티아가 무르에게 남긴 사념.... 그러고보니 샤일록. 아까 뭔가 말하려고 하지 않았어?

샤일록 : 끝난 일이니 당신들에겐 말해도 괜찮을 것 같네요... 아마, 파티아는 무르를 사랑했을 겁니다.

현자 : 사랑?!

클로에 : 어떡해! 두근두근해!

라스티카 : 그래서, 그래서? 자세히 들려주지 않겠어?

샤일록 : 여러분, 이런 화제 꽤 좋아하는군요.
두 사람은 확실히 친구 사이였습니다만.... 어느 날 파티아가 무르에게 물었다고 합니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냐고.

클로에 : 와-! 물어봤구나! 그래서? 무르는 뭐라고 대답했어?

샤일록 : 있다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파티아는 잠시 잠자코 있다가 이렇게 물었습니다....

--
파티아 : 그래, 좋아하는 사람이 있구나....

무르 : 그래.

파티아 : 있잖아, 무르. 혹시 그 사람이 무르를 거절하거나 무르 앞에서 떠나는 일이 생기면....

무르 : 거절하지도 떠나지도 않을 거야. 내가 사랑하는 건 달이니까.

파티아 : 달이라니, <거대한 재액>?

무르 : 맞아. 저 달을 보려고 이 천문대를 만든 거야.




-5화-

파티아 : 무르가 마법사라고 해도, 달을 사랑한다니....

무르 : 나는 천문학자인 동시에 철학자기도 해. 철학자와 사랑을 논할 생각이야, 파티아?
좋아. 너한테 질문할게. 쌍방이 아니면 사랑이 아니야?

파티아 : .....사랑이라고 생각해.

무르 : 생식 행위가 수반되지 않으면 사랑이 아니야?

파티아 : .....사랑이라고 생각해.

무르 : 거봐. 달과 사랑할 수 있다는 게 증명됐지. 난 그 아름다운 달을 쭉 애타게 사랑하고 있어.
만질 수 없어도, 나만의 것이 되지 않아도 바라보고 싶은 거야.

파티아 : 그래....

무르 : 그래서, 무슨 얘기랬지?

파티아 : 아무것도 아냐. 무슨 얘길 했는지 잊어버렸어. 대화를 금방 끊는 건 무르의 나쁜 버릇이야.
--

현자 : .....파티아 씨.....

샤일록 : 무르는 천문학자가 달과의 연애를 인정했다며 기뻐했지만, 그녀의 마음은 깨닫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클로에 : 하아.... 안타까워.....

라스티카 : 파티아 여사에게 있어서는 결실을 맺지 못한 사랑이었군요....

샤일록 : 뭐, 그런 제정신 아닌 남자에게 반해봤자 마음이 너덜너덜해지는 게 다일 테니 그게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요.

클로에 : 무르는 알게 되려나... 파티아 씨를 위해서라도 이 이변은 무르가 해결했으면 좋겠어. 

라스티카 : 그는 기억하지 못할지도 몰라. 아까도 뭔가 필사적으로 계산하고 있는 것 같았고....

샤일록 : 잠시 내버려 둡시다. 방정식으로 풀 수 없는 문제도 있다는 걸 그 기인도 배우는 게 좋아요.

현자 : ....무르.....


현자 : 무르, 어때요? 망원경이 고장난 수수께끼가 풀릴 것 같아요? 다들 잠들었어요.

무르 : .....음-........

현자 : 그러니까, 너무 어렵게 생각하는 거 아니에요? 어쩌면 굉장히 단순한 걸 놓친 걸지도 몰라요.

무르 : 답은 알고 있어. 하지만 방정식이 어려워.

현자 : 방정식....?

무르 : 그 답을 내기 위한 길! 왜냐하면 파티아도 알고 있을 테니까.
너도 여기에 없어. 손이 닿지 않는 달과 마찬가지로 너도 별이 돼 버렸잖아. 

현자 : 아.... 천체망원경이 빛나고 있어...!

무르 : 없는 것에 매달리는 건 피차일반이구나.




-6화-

--
파티아 : ....아무것도 아냐. 무슨 얘길 했는지 잊어버렸어. 대화를 금방 끊는 건 무르의 나쁜 버릇이야.

무르 : 금방 죽는 것도 인간의 나쁜 버릇이야. 넌 행복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을 거야. 그리고 곧 죽겠지.
나는 달이 아니니까 너를 거절하고 여길 떠날 거야. 가끔 달을 보러 오겠지만.
앞으로의 인생에 미련이 남지 않도록 제대로 실연당할래? 고백의 말을 들어 줄까?

파티아 : 당신은 똑똑하고 좋은 친구지만 성격이 정말 최악이야.....

무르 : 너도 괴짜야. 도시 제일의 부자에게 청혼받았으면서 나한테 반하다니. 학자란 건 그런 건가?

파티아 : 무르. 혹시 달이 안 보이게 되면 날 바라봐 줄래?

무르 : 네가 별이 되지 않았으면 그 때 생각할게.
--

현자 : 천체망원경을 감싸고 있던 빛이 작아지고 있어.....

무르 : 아.... 보인다.... <거대한 재액>이 보여! 자, 현자님도 봐!

현자 : 정말이다...! 다행이네요, 무르!

무르 : 드디어 봤어! ....아아, 예쁘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거대한 재액>.

현자 : 무르......

무르 : 고마워, 파티아. 이렇게 아름다운 달을 볼 수 있는 건 네 덕분이야.
너도 지금 하늘에 있겠지. 너무 예뻐! 달과 별에 축복을!
<에아뉴・람브르>!


라스티카 : 후아아.... 좋은 아침. 일어나니 사건이 해결된 것 같네.

샤일록 : 어떻게 해결된 건지 영문은 모르는 상태로.... 무르답다면 무르답네요. 

현자 : 그렇네요. 무사히 달도 볼 수 있게 됐고요.

클로에 : 천문대 즐거웠어! 무르, 천체 망원경으로 <거대한 재액>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네.

무르 : 응! 달도 별도 예뻤어!
반짝이는 거 정말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