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팟 메인 에피소드/중앙 나라

스팟 메인 에피 1~6화 - 오즈의 손톱자국(오즈)

nil_mh 2020. 12. 7. 00:25

-1화-

현자 : 중앙 탑에 도착했습니다. 오늘 중앙 마법사 여러분은 오즈의 손톱자국에 가실 거예요.

리케 : 오즈의 손톱자국? 오즈의 손톱자국이라니 여기 있는 오즈의 손톱자국 말인가요?

오즈 : .....손가락질하지 마라.

카인 : 오즈가 마법을 썼던 흔적이라고 하던데, 진위 여부는 어때?

오즈 : 일일이 기억하지 않는다. 마법을 썼던 장소 따위...

카인 : 몇몇은 진짜일지도 모르겠지만, 대부분은 그냥 가파른 단층이나 계곡일 거야. 오즈의 손톱자국이라고 불리는 곳은 전 세계에 있어.

아서 : 그만큼 오즈 님이 유명하다는 뜻이구나. 저는 오즈 님의 발자국이라고 불리는 샘을 보러 간 적이 있습니다.

오즈 : 일부러 보러 간 건가....

현자 : (내 세계에서 얘기하는 거인의 발자국 우물이나, 도깨비가 옮긴 바위 같은 건가....?)

아서 : 그래서 현자님, 오즈 님의 손톱자국에 어떤 이변이 일어난 건가요?

현자 : 아무래도 오즈의 손톱자국에 오즈가 나타나서 날뛰고 있다는 것 같아서....

카인 : 날뛰었어?

오즈 : ....날뛰지 않았다.

아서 : 그런 실례를! 오즈 님께서 고명하신 마법사라고 다들 너무 마음대로 말을 지어내!
이참에 확실히 단속해서 오즈 님의 오해를 풀어야겠습니다. 중앙의 왕자의 이름을 걸고 엄중한 태도로 가겠습니다!

현자 : 아서, 웬일로 화가 났네요....

카인 : 그야 스승님을 나쁘게 말하는데 누구든 화내지.
아키라, 오즈의 손톱자국은 전 세계에 있어.
<거대한 재액>에 영향받은 자들이 오즈의 명성을 쫓아 모여들고 있는지도 몰라.
오늘 가는 곳 말고 다른 오즈의 손톱자국도 모두 한 번 조사하는 게 좋을 수도 있어.

오즈 : 내 흔적에 모여드는 자들 따위, 그다지 강한 힘을 가진 자들은 아니겠지만, 현자의 역할에는 도움이 될 수도 있겠군.

현자 : 제 역할에 도움이 된다고요?

오즈 : 그렇다. 각지를 함께 돌아다니고 조사하면 너와 동행하는 마법사와의 신뢰가 깊어질 것이다.
신뢰가 깊어지면, 평소엔 하지 않을 이야기를 네게 들려주게 될 것이다.

현자 : 평소엔 하지 않을 이야기.... 오즈도 해 줄 건가요?

오즈 : ....... 조사에 동행하는 마법사들에 따라.

현자 : 알겠습니다. 마법사의 이야기가 듣고 싶어지면 각지에 있는 오즈의 손톱자국을 조사해서 신뢰를 깊게 할게요.




-2화-

현자 : 여기가 오즈의 손톱자국....

리케 : 이거... 오즈가 마법으로 대지를 가른 건가요? 아무리 오즈라도 이렇게까진 무리죠?

카인 : 오즈는 할 수 있어. 난 지난번 <거대한 재액>과의 싸움에서 오즈의 마법을 봤어. 그렇지?

오즈 : ........

카인 : 어릴 때부터 야단맞을 때마다 어머니가 그랬어. 나쁜 짓을 하면 오즈가 와서 잡아먹어 버린다고.
그 오즈의 정체가 이런 미남이라는 건 의외였지만, 엄청난 마법의 힘은 어릴 적의 상상 그대로였어.

아서 : 오즈 님은 아이를 잡아먹거나 하지 않으셔.

카인 : 아하하. 알아. 하지만 진짜 오즈를 모르는 사람들이 상상하는 건 커다란 괴물 같은 마법사야.
봐, 여기 있는 기념비에도 그런 조각이 되어 있어.

아서 : 에.....? ........! 뭐지, 이 거대한 도마뱀 같은 거!

리케 : 중앙 나라 107번 명소. 오즈의 손톱자국. 800년 전에 땅 속에서 나타난 오즈가 마법으로 만든 대지의 균열....

아서 : 오즈 님은 도마뱀도 아니고 땅 속에서 나타나시지도 않아! 이런 기념비는 철거....

수수께끼의 노인 : 젊은이들.... 오즈의 손톱자국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현자 : ........! 당신은....?

수수께끼의 노인 : 저는 오즈의 손톱자국의 지킴이입니다.... 괜찮으시면 800년 전의 전설을 이야기하며 오즈의 손톱자국을 안내해 드리죠....
동전 5닢으로....

리케 : 돈 받는군요.

카인 : 내가 낼게. 묻고 싶은 게 있어.

아서 : 카인. 

카인 : 여기가 진짜 오즈의 손톱자국인지 본인이 기억하지 못하니 할 수 없잖아. 영감님, 부탁해.

수수께끼의 노인 : 800년 전... 이 마을 근처에 아름다운 아가씨가 살고 있었다고 합니다. 마을의 젊은이들도, 성주마저도 아가씨에게 구혼했다고 합니다...
머지않아 아가씨에 대한 소문은 온 나라에 퍼져 그 대마법사 오즈의 귀에까지 들어갔습니다..... 오즈는 첫눈에 아가씨를 사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아서, 카인, 리케 : .......

오즈 : 나를 보지 마라.

수수께끼의 노인 : 아가씨를 사랑한 오즈는 아가씨를 자기 것으로 삼기 위해 마을을 공격해서....

아서 : 오즈 님께서 그런 짓을 하실 리 없어. 이제 됐어. 전설 이야기는 거기까지다.




-3화-

아서 : 네 마음에 거짓말할 뜻은 없었을지 몰라. 그냥 남한테 들은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그 전설은 진실이 아니야.

수수께끼의 노인 : 무슨 이상한 얘기를....

아서 : 나는 중앙의 왕자 아서 그랑벨. 오즈 님께서 키우신 마법사다. 그리고 이쪽에 계신 분이 오즈 님이셔.

노인은 오즈를 위아래로 보더니 낄낄거리기 시작했다.

수수께끼의 노인 : 중앙 나라의 왕자라니... 질나쁜 농담 하지 마십시오. 게다가 이 애송이가 오즈 님일 리 없습니다.

오즈 : 호오.

연하의 노인이 애송이 취급을 하자 오즈는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의 날카로운 눈빛에 멈칫한 듯 노인은 시선을 피했다.

수수께끼의 노인 : .....전설을 이야기하고 나서 하려고 했습니다만.... 사실을 말씀드리죠.

현자 : 사실....?

수수께끼의 노인 : 저는 위대한 대마법사 오즈 님의 얼굴을 뵌 적이 있습니다.....

전원 : ........

수수께끼의 노인 : 이런, 아무도 놀라지 않는군요....
그럼 더한 사실을 말씀드리죠. 무려, 저는.... 저는 그 오즈 님의 제자입니다.

전원 : ........

수수께끼의 노인 : 이런이런.... 너무 놀라서 말도 안 나오나 보군요....

아서 : 너하고는 단단히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군.

눈썹을 치켜올리는 아서를 두고 오즈는 한숨을 쉬며 돌아섰다.

현자 : 어디 가세요, 오즈.

오즈 : 임무를 완수하러 간다. 그 자의 말엔 가치가 없으니.

현자 : 저도 같이 갈게요. 아서 일행은 저 분을 상대해 주세요. 뭔가 단서를 알아낼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카인 : 알았어.

달려오는 나를 보며 오즈는 눈썹을 찡그렸다. 곤혹스러워하는 그를 무시하고 걷기 시작했다.


현자 : 옛날 일, 뭔가 생각났나요?

오즈 : 아니.....

나는 오즈를 힐끗 올려다보았다. 왠지 그를 혼자 둘 수 없었던 것은, 그에게도 유명인의 마음고생이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현자 : (아무리 엄청난 마력이 있다고 해도, 멋대로들 하는 말을 들으면 화가 나거나 상처받지 않을까....)

오즈 : 나는 신경쓰지 않는다.




-4화-

현자 : ......네? 마법으로 마음을 읽은 거예요?

오즈 : 마법 같은 걸 쓰지 않아도 네 얼굴을 보면 알 수 있다. 새삼스럽게 나의 평판을 걱정할 필요 없다.
누구나 내 이름을 입에 담지만, 그건 겨울의 찬바람 소리 같은 것이다.

말뜻을 이해하지 못한 채, 고독에 익숙해진 그의 기색만을 느꼈다.

현자 : .....저나 아서 같은 다른 사람들이 당신의 이름을 부를 때도요?

오즈는 나를 내려다보았다. 번지는 석양처럼 붉은 눈동자는 상냥하고 온화했다. 웃는 것 같기까지 할 만큼.

오즈 : 걱정하고 있는 건 너다. 그 노인도, 너도, 나를 지나칠 거다. 눈 깜박할 사이에.
걱정하려면 다른 일로 해라. 네가 걱정하든, 네가 분노하든, 나는 변함없이 살아있을 테니.
머지 않아 네 이름 같은 건 잊혀질 것이다.

나는 몹시 외로워졌다.
확실히 오즈는 신처럼 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가 보기에 나 같은 건 한여름에 우는 매미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현자 : (나한텐 오즈도 동료들도 특별한 친구인데....)

오즈 : .....위로했는데 어째서 풀이 죽은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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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1 : 풀죽지 않았어요....

현자 : 풀죽지 않았어요... 오즈 같은 마법사가 기억해 주길 바라다니 뻔뻔한 것 같아서요.

오즈 : 스스로를 깎아내리지 마라. ....나를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싶었을 뿐이다.


>선택 2 : 위로해 준 거군요....

현자 : 위로해 준 거군요... 기쁘지만, 이름을 잊을 거라는 말을 듣고 힘이 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아요...

오즈는 웬일로 곤혹스러워하며 중얼거렸다.

오즈 : 너는 까다롭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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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 : ....그러고 보니 비슷한 말을 한 마법사가 있었다.

현자 : 비슷한 말이요...? 이름을 잊지 말아 달라고요?

걸음을 멈추고 오즈는 중얼거렸다. 자신의 턱을 짚으며 기억을 더듬듯 가만히 침묵했다.

오즈 : 싸움을 걸길래 돌로 만들려고 했다. 그 때 마법사는 목숨을 비는 대신 이렇게 말했다.




-5화-

오즈 : 목숨을 주겠다. 하지만 이름은 잊지 말아 달라고. 유구하게 사는 내 기억에 자리잡는 영예를 원한다고.

현자 : 오즈는 뭐라고 했나요?

오즈 : 거절한다고 말한 뒤 번개로 찢었다.

현자 : (가차없다...)

오즈 : 그 마법사는 분명... 샐러맨더를 다루는 자였다. 샐러맨더는 도마뱀과 비슷한 불의 정령이다.

현자 : 도마뱀.... 혹시 800년 전의 전설 속 도마뱀 오즈라는 게....

오즈 : 내가 죽인 마법사의 영혼이 원념이 되어 샐러맨더와 동화된 후 이 땅에 정착했는지도 모른다.

리케 : 오즈....!

그 때 리케의 목소리가 났다. 빗자루를 타고 우리가 있는 곳으로 날아왔다.

리케 : 오즈의 손톱자국에 불을 다루는 마물이 나타났어요! 아까 그 노인이 그걸 오즈라고 믿는지 저희한테서 감싸려고 해요!
노인을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해 당신이 오즈라는 걸 증명해 줄 수 있어요?

오즈 : 알았다.


수수께끼의 노인 : 괘씸한 놈들... 오즈 님을 공격하다니 천벌을 받을 거다....!

아서 : 그 괴물은 오즈 님이 아니야! 부탁이니 거기서 비켜 줘!

수수께끼의 노인 : 오즈 님, 저 자들을 제물로 바치겠습니다... 당신의 충실한 종인 저를 언젠가 마법사로 만들어 주십시오.....

카인 : 안되겠어. 마물에 홀린 상태야....

리케 : 아서 님! 카인! 오즈와 현자님을 데려왔어요!

현자 : .....저게 샐러맨더....

오즈 : 원래의 샐러맨더보다 불길하고 강대한 힘을 지니고 있다.
<거대한 재액>의 영향으로 동화된 마법사의 혼과 유착하여 되살아나 나를 향한 원망으로 왜곡된 힘을 얻은 것 같군.

현자 : 혹시... 돌이 된 마법사의 이름을 떠올리면 동화된 마법사의 영혼이 해방되지 않을까요?
이름을 기억해 달라는 게 그 마법사의 소원이었잖아요? 그럼 소원이 이루어지면 원망하지 않게 될 것 같아요.

오즈는 나를 바라보며 조용히 한 마디를 했다.

오즈 : 필요없다.

반론을 허락하지 않는 듯한 느낌에 아무 말도 할 수 없게 되었다. 
오즈는 지팡이를 들며 앞으로 나왔다.




-6화-

오즈 : 리케. 나라는 증거를 보여 달라고 했지.

리케 : 네, 네..... 저 노인이 당신을 진짜 오즈라고 믿도록...

수수께끼의 노인 : 너 따위가 오즈일 리 없어! 업화를 다루는 이 분이야말로 세계에서 가장 강한 마력을 지닌 오즈 님.....

오즈 : <복스노크>

오즈가 주문을 외운 순간 새파란 섬광이 뻗어나오며 격렬한 땅울림이 일어났다.
번개에 꿰뚫린 샐러맨더가 숨이 끊어지는 무시무시한 비명을 질렀다.
푸른 섬광 속에서 그것은 검은 먼지처럼 사라져 갔다.

오즈 : 네 이름을 떠올릴 일은 없다. 사람의 마음에 이름을 새기는 것은 그저 사는 것보다 어려운 법.
이름 없는 망령이여. 이름 없는 망령인 채로 썩어 없어지도록 해라.

천둥의 기세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오즈의 손톱자국이라 불리는 계곡을 가르며 대지를 가로질렀다.
엄청난 굉음을 내며 균열을 넓히고 땅 끝까지 뻗어나갔다.
샐러맨더를 오즈라고 믿었던 노인은 기겁한 채 망연자실하게 그 광경을 보고 있었다.
지팡이를 내려놓은 오즈가 나른한 듯 노인을 힐끗 바라봤다.

오즈 : .....내가 오즈다. 믿겠나?


현자 : 무사히 임무가 끝나서 다행이에요. 그 할아버지도 죄송스러워했죠.

카인 : 그런 마법을 보여줬으니 말야. 동전도 돌려받았어.

리케 : 오즈의 손톱자국, 더 커졌네요. 저런 곳까지 균열이....

아서 : 오즈 님, 역시 대단하셨습니다! 그 도마뱀의 기념비를 오즈 님의 석상으로 바꾸도록 해요.

오즈 : 그런 건 필요없다.

아서 : 하지만....

오즈 : 내 모습 같은 건 네가 기억해 준다면 그걸로 됐다.
가자, 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