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팟 메인 에피소드/동쪽 나라

스팟 메인 에피 1~6화 - 블랑셰 성(히스클리프)

nil_mh 2020. 12. 7. 00:26

-1화-

현자 : 동쪽 나라 탑에 도착했습니다. 오늘 동쪽 마법사 여러분들은 블랑셰 성에 가실 거예요.

파우스트 : .....블랑셰 성? 히스의 본가에?

히스 : 네... 한밤중이 되면 어디선가 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온다는 것 같아서....

네로 : 그거 기분나쁘네... 하지만 성에 가면 너희 부모님께 인사 같은 거 해야 하지 않아?

히스 : 그러게.... 부모님은 정말 만나고 싶어하신달까... 평소의 답례를 하고 싶어하시는데....

파우스트, 네로 : .......

히스 : 저기, 내키지 않으면 부모님께 얼굴을 보여드리지 않아도....

파우스트 : .....그럴 수도 없을걸. 거처하는 성에 방문했는데 기척이 없으면 부모님이 걱정하실 거다.

네로 : 하지만 우리 같은 사람들이 소중한 아드님을 맡고 있다는 걸 알면 역으로 불안해 하시는 거 아냐...?

파우스트 : 그렇군....

시노 : 뭘 중얼거리고 있어. 떨지 마. 주인님도 마님도 좋은 분들이야.
히스의 이름을 부른다는 이상한 일도 내가 해결해 주지. 걱정하지 마.

히스 : 넌 항상 기세등등하구나..... 아 참. 현자님.
혹시 시간이 있으면 블랑셰 성에 있는 공방에 들러 보세요. 

현자 : 성에 있는 공방이요?

히스 : 네. 기계장치를 만드는 장인들이 일하고 있는 공방이에요. 조립을 체험할 수도 있어요.
익숙하지 않으면 실패할 수도 있지만, 성공하면 대단한 성취감을 얻어서 컨디션이 훨씬 좋아지기도 해요.


현자 : 조립 말이죠. 알았어요. 

히스 : 그럼 출발해요.




-2화-

현자 : 여기가 블랑셰 성.... 책에 나올 것 같은 환상적인 고성이네요.

히스 : 블랑셰 성은 역사가 오래됐어요. 건축 자체는 중앙의 그랑벨 성 이전이라....

파우스트 : 시대가 느껴지는 중후한 성이지 않나. 세계 최초의 도개교나, 기계장치가 있는 성채나 병기로 유명한 성이다.

현자 : 기계장치...? 기계는 서쪽 나라가 유명한 줄 알았어요.

네로 : 그건 근대에 들어서부터야. 무르가 마법 과학 장치를 발명한 다음부터지. 동쪽의 기계인형 시계 같은 건 옛날부터 유명했어.

히스 : 블랑셰에는 넓은 숲이 있고, 정밀 작업을 잘 하는 장인들이 많았어요. 아... 슬슬 저 시계탑이 움직일 때네요.

현자 : 와....! 문이 열리고 악단이 나왔어.... 저건 인간이 아니라 인형이죠?

시노 : 맞아. 인간처럼 정교한 움직임이지. 나도 처음엔 마법으로 움직이는 줄 알았어. 기계 장치야.

현자 : 굉장해요. 어떤 구조로 되어 있는 걸까....

히스 : 기본적으로는 시계와 같은 캠샤프트예요. 그러니까, 태엽식으로 되어 있어서....

시노 : 히스가 이 얘길 하면 길어. 먼저 주인님을 만나러 가자.


히스 : 하아.... 겨우 해방됐어.... 죄송해요, 조사 내용만 여쭤본 건데 부모님께서...

현자 : 아뇨,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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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1 : 저녁식사 맛있었어요.

현자 : 저녁식사 맛있었어요.

히스 : 입에 맞으셨다니 다행이에요. 최고의 요리사를 데려간다고 했더니 주방장이 의욕이 넘쳤나봐요.

네로 : 최고의 요리사라니.... 혹시 나 말이야? 너무 띄워줬잖아. 그렇지 않아.

시노 : 하하, 쑥스러워하고 있어.

네로 : 쑥스러워하는 거 아냐...


>선택 2 : 멋진 부모님이세요.

현자 : 멋진 부모님이세요. 부인분도 남편분도 젊고 예쁘시고... 품위있고 상냥하시고....

시노 : 흐흥. 뭐 그렇지.

파우스트 : 네가 제일 기뻐 보였어, 시노. 하지만 뭐.... 시노가 따르는 것도 이해돼. 인간치고는 좋은 남녀야.

히스 : 하하... 감사합니다.


>선택 3 : 옛날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현자 : 옛날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아기 때의 손도장도 보여주셨고....

히스클리프 : 부끄럽네요.... 그런 것까지 꺼내서 현자님들께 보여주시다니....

네로 : 어릴 적의 초상화도 귀여웠어.

파우스트 : 처음 그린 그림도 잘 그렸어.

시노 : 좋아하는 말 인형도....

히스 : .....진짜 부끄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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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현자 : 부모님도, 성 안 사람들도 히스를 정말 좋아하네요. 모두에게서 애정이 전해졌어요.

히스 : ....그렇, 죠.... 모두 잘해주고 계세요. ....분수에 맞지 않을 만큼....

현자 : 히스....?

히스 : 아.... 시간이 늦었네요. 조사에 들어가기 전에 모두가 묵을 수 있는 방을 준비하도록 할게요.

현자 : ........ 무슨 일일까요, 시무룩한 얼굴을 하고. 

시노 : 흥.... 그 녀석은 늘 그래. 주인님과 마님에게 귀여움받고 기뻐하고 나서, 바로 침울한 표정을 지어.

네로 : 난 왠지 이해되네.... 대단한 사람이나 훌륭한 사람에게 사랑받아서 상냥하고 소중하게 대접받으면 숨이 막혀.
나한테 그럴 가치가 있나 하고.... 속이는 것 같은 죄책감마저 느껴지는 거야. ....홀대받으면 화나는 주제에 말야.

파우스트 : 그렇군... 마법사라면 더더욱, 자신을 아끼는 상대가 추문에 휘말리기도 하니까.

시노 : 사소한 일로 신경쓰는 녀석들이군. 히스도 네로도 파우스트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야. 자신감을 가져.

네로 : 아, 네....

파우스트 : 하하.... 시노의 망설임없는 점이 언젠가 히스에게 도움이 되겠군.

??? : ....히스클리프....
히스클리프.....

시노 : ........! ....히스를 부르는 목소리....

파우스트 : 방 안에서 들렸어.... 책상 근처다.

??? : .....히스클리프....

시노 : 나와!
.......! 이건.....




-4화-

히스 : 이게 날 부르던 것의 정체.....?

시노 : 그래. 책상에 들어 있던 오르골 인형이야. 음악이 울리면 무용수가 춤추도록 되어 있어.

현자 : 뭔가 기억나는 게 있나요...?

히스 : ......어릴 때 제가 만든 오르골이에요.... 성 시계탑의 인형을 동경해서....

네로 : 네가 만든 건가! 대단한 솜씨네... 좋은 보석을 써서 정성스럽게 장식했어....

시노 : 역시. 나도 본 기억이 있어. 옛날에 보여줬었지.

히스 : ....내가 만든 오르골에 이변이 생기다니.... 무의식 중에 저주를 담은 걸까....
내가.... 마법사라서.....

오르골의 무용수 : ....히스.... ......히스클리프.....

파우스트 : ....악의가 느껴지진 않아. 히스, 대답해 봐라.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도 모른다.

히스 : ........
....히스클리프는 나야. 왜 내 이름을 부르는 거야.....?

오르골의 무용수 : 히스클리프.... 제 티아라에서 예쁜 진주를 빼 주세요....
제 드레스 벨트에서 반짝이는 사파이어도 빼 주세요.....

히스 : ....마음에 들지 않았어?

오르골의 무용수 : 아뇨. 멋진 보석은 제게 과분해요. 부디 저한테서 떼어내 주세요.

히스 : .....그런 말을.... 너를 1년 동안 열심히 만들었어. 그래서, 특별히 예쁘게 해 주고 싶어서.....
너를 좋아해서... 너를 멋진 물건으로 장식하고 싶었을 뿐인데.

오르골의 무용수 : 아뇨. 저는 그저 인형.... 당신 같은 아름답고 상냥한 귀공자가 아껴주다니 과분해요....
부디 부숴서 벽난로에 넣어 주세요. 

히스 : ........




-5화-

시노 : .....네 마음의 소리를 듣고 있었던 거야. 주인님과 마님께 사랑받는 게 죄송스럽다, 소중하게 대접받는 게 잘못됐다고.
그래서 이 인형은 네 생각을 흉내내서 재가 되고 싶어하는 거야.

히스 : .....그럴 수가.....

시노 : 사랑한다고 말해. 어떤 보석이든 이 녀석에게 어울리는 거라고 칭찬해.
우리가 항상 네게 말하는 것처럼, 둘도 없는 훌륭한 거라고 말해. 이 녀석한테도, 너 자신한테도!

히스 : .........
.....그런 슬픈 말 하지 말아 줘. 너는 예뻐. 진주도 사파이어도 잘 어울려.
나도 열심히 너를 만들었어. 널 완성했을 땐 정말 자랑스러웠어. 넌 그냥 인형 따위가 아니야....
내 소중한 추억이고, 열심히 노력한 내 보물이야. 사랑해....
<레프세바이블프・스노스>

현자 : 아.... 오르골이 빛났어....

파우스트 : 이상한 기척도 사라졌군.....

네로 : 이제 네 이름을 부르는 것도 없겠군. 다행이네, 히스. 히스....?

히스클리프는 작게 끄덕였다. 눈물을 참는 듯한 숨결로 소중하게 오르골을 살짝 껴안았다.
자기 자신을 잘 사랑하지 못하는 히스클리프의 영혼을 함께 상냥하게, 어색하게, 구해내려고 하듯이.

히스 : .....너를 정말로 많이 좋아해.




-6화-

히스 : 현자님, 모두들, 어젯밤엔 감사했어요. 덕분에 이변을 해결할 수 있었어요.

현자 : 다행이에요. 히스클리프의 부모님도 무척 기뻐해 주셔서....

시노 : 주인님과 마님이 괜찮으면 점심식사 어떠냐고 하시는데.

파우스트 : 저녁 만찬도 조식도 풀코스였어. 이제 차도 못 들어가....

히스 : 죄송해요.... 대접하고 싶어하셔서....

시노 : 배 정도는 무리하게 해. 주인님과 마님의 호의를 헛되게 하지 마. 아직 시간 있잖아. 따라와.

네로 : ....... 그럼 대접받아 볼까.....

히스 : 미안해, 다들....

네로 : 사과하지 말래도. 너희 부모님도 우리도 널 좋아하니까 하는 말이야. 
그러니 너도 기뻐해 줘. 기쁠 것 같은 말 해도 된다고.

히스 : 아.... 그럼.....점심은 늦게 먹기로 하고 그 동안 성을 안내하는 건 어떨까?

파우스트 : 살았군.

현자 : 와아! 보고 싶어요!

히스 : 알겠습니다! 그럼 안내할게요. 우선 이 인형 분수 구조부터.....

시노 : 길어질 거야, 이 얘기.

파우스트 : 하하. 뭐 어때, 가끔인데.

미소를 띤 히스클리프는 음악에 맞춰 춤추는 오르골의 무용수처럼 자유롭게 팔다리를 뻗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