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팟 메인 에피소드/동쪽 나라

스팟 메인 에피 1~6화 - 비의 거리(네로)

nil_mh 2020. 12. 7. 00:26

-1화-

현자 : 동쪽 나라 탑에 도착했습니다. 오늘 동쪽 마법사 여러분들은 비의 거리에 가실 거예요.

히스 : 비의 거리.... 동쪽 나라의 수도죠. 네로가 가게를 열었던 곳도 비의 거리였지.

네로 : 아아, 뭐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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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1 : 네로의 가게에 가고 싶어요.

네로 : 놀러가는 게 아니니까. 게다가 벌써 누구 다른 녀석이 가게를 하고 있지 않을까?


>선택 2 : 수도에 가게가 있다니 대단해요.

네로 : 별 거 아냐. 내 가게 같은 식당은 많이 있었어.
세는 시골보다 비싸지만 그만큼 손님 수도 많아서 말야. 술집이나 요릿집이 많아.


>선택 3 : 명물 요리가 뭔가요?

네로 : 감자와 올리브와 파슬리와 두툼한 베이컨이 들어간 오믈렛. 그리고 토마토 스프.

현자 : 맛있겠다!

네로 : 내가 좋아하는 요리는 아히요인데, 마늘은 대중성이 낮아서 잘 안 나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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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 : 비의 거리.... 수도인가. 수도면 도시겠군.

네로 : 시노는 안 가 본 건가. 너무 기대하면 실망할 거야.

시노 : 시골이야?

파우스트 : 시골은 아니지만, 수도인만큼 가장 동쪽 나라다운 곳이야.

네로 : 뭐, 가보면 알 거야. 현자씨, 당신도.
맞다... 내 가게는 이제 없겠지만, 아는 사람한테 비의 거리 변두리 땅을 양도받았어.
거기서 허브를 키웠었어.
아무도 신경 안 쓸 것 같은 땅이라 그대로 있을 거야. 시간 있을 때 수확하러 가면 좋겠네.
토양이 좋아서 그대로 재배를 계속해도 될 것 같아. 다른 마법사들도 허브는 쓸 테니까.

현자 : 허브 재배.... 가정 텃밭 같은 걸까요?
오늘은 임무가 있어서 못 가겠지만, 조만간 활용해 볼게요.




-2화-

현자 : 여기가 비의 거리.... 사람은 많은데 이상하게 조용하네요. 

네로 : 공공장소에서 큰 소리를 내는 건 법전에서 금지하고 있으니까.

현자 : 법전이요....?

시노 : 너무 조용해서 답답하군. 현자, 목적지는 어디야. 길을 모르면 다른 사람한테 물어서....

파우스트 : 안 돼. 공공장소에서 처음 보는 상대에게 말을 거는 건 법전에서 금지하고 있어.

시노 : 하?!

히스 : 시노, 큰 소리 내면 안 된대.

현자 : 의.... 의뢰받은 내용은 비의 거리를 흐르는 강에 대한 거예요. 어느 날 갑자기 황금색이 됐다고....
분명 큰 소동이 일어났을 줄 알았는데 다들 침착하네요....

네로 : 소문은 법전에서 금지하고 있거든. 강으로 가면서 얘기할게. 동쪽 나라와 이 나라의 법전에 대해.

네로 : 황금색으로 변했다는 강이 저쪽 저거구나.

현자 : 네로. 비의 거리는 왜 이렇게 규칙이 많아요? 법전이라뇨...?

네로 : 동쪽 나라의 질서를 지키는 거야. 모두가 불편해하지 않고 평화롭게 살게 하기 위해 만들어졌어. 하지만 해마다 법률이 늘어나고 있어.
지금은 100권이 넘는다고 해. 그런 거 아무도 못 외우지. 그래서 트러블을 피하면서 사는 거야.

시노 : ....블랑셰에서는 그런 말 들어본 적 없어.

파우스트 : 지방에서는 법전의 지배도 느슨해. 하지만 역시 수도에서는 다들 준수하며 사는 것 같군.

시노 : 히스는 수도에 와 본 적 있지. 동쪽 나라 왕성에도 갔을 거야.

히스 : 아버지 대신 신년 인사를 하러 왔었어. 성문을 통과해서 국왕 폐하를 알현하기까지 300개 정도의 규칙을 외웠어.

시노 : ....갑갑하잖아, 이런 거리는.

네로 : 나쁜 점만 있는 건 아냐. 쓸데없는 인간관계에 말려들지 않으니까 불쾌한 감정을 가질 일도 적어.
법전만 지키면 다른 사람한테 피해볼 일 없이 혼자 내키는 대로 살기 편해.




-3화-

네로 : 여기가 강이야. 진짜 물이 황금빛으로 변했네.

현자 : 구경하러 온 사람들도 몇 있는 것 같아요. 다들 말없이 돌아가고 있지만....

시노 : 동쪽 나라에서 발생해서 다행이야. 서쪽 나라나 남쪽 나라에서 이런 일이 있었으면 그 녀석들 대소동이었을 거야.

히스 : 아..... 벽보가 붙어 있어.... '강의 이변에 대해서는 대처 중입니다. 식수로 쓰지 마세요. 비의 거리 관청'.

파우스트 : 이 벽보 한 장으로 소동이 일어나지 않는 건 감탄스럽군.

네로 : 다들 실은 친절하고 진지해. 법전에 모든 게 정해져 있으니까 움직이는 법을 잊어버린 것뿐이야.
마법사도 들키지 않으면 엄청나게 살기 편한 거리라고.

시노 : 들키면 안 좋은 건가.

네로 : 당연하지. 이렇게 갑갑하고 폐쇄적인 거리인걸. 배출구는 필요해.

시노 : 그게 우리란 건가. 이 거리에 드나들던 히스가 내성적이 된 이유가 있군.

히스 : 딱히 이 거리 때문도 아니고, 보호자처럼 얘기하다니 네가 내 뭐라고....

파우스트 : 비가 오든 고양이가 할퀴든 마법사의 소행이다. 얼른 해결하고 철수하자.
물고기가 헤엄치고 있어.... 강한 독은 아니군. 시노, 갔다와라. 아이들은 물놀이를 좋아하잖아.

시노 : 당신이 어렸을 때 얘기 아냐? 요즘 애들은 그렇지도 않다고. 뭐, 상관없지만.

히스 : 앗..... 뛰어들지 마. 뭐 이상한 점 있어?

시노 : .....벌꿀 맛이다....

현자 : 벌꿀? 꿀 맛이 나는 강이란 건가요?

네로 : .........

현자 : 설마 황금색 강이 꿀맛일 줄은.... 무슨 이유로 꿀맛이 나게 된 걸까요?

파우스트 : 뭔가 마도구가 작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수상한 물건이 없는지 주민에게 물어보면 좋겠지만....

히스 : 함부로 말을 걸 수 없으니 탐문 조사도 할 수 없겠네요.

네로 : 의뢰한 곳이 관청이잖아? 관청에 가서 도시의 안전을 위한 조사라는 증명서와 조사 허가증을 발급받으면 돼.

시노 : 귀찮군.

네로 : 뭐 그렇지. 그러니까 오늘은 이걸 쓰자고.

파우스트 : 뭐야, 이건.

네로 : 가짜 증명서와 허가증. 마법으로 위조했어.

파우스트 : .....너.....




-4화-

파우스트 : .....너......

네로 : 불만 있으면 지금 관청에 가서 한나절 줄 서줘, 선생님.

파우스트 : .........

시노 : 오늘은 쓰자. 야단맞으면 관청에 줄 서면 돼.

히스 : 하지만.....

네로 : 너희들, 인간을 싫어하는 줄 알았는데 인간이 만든 규칙을 지키려고 하다니 어지간히 인간을 좋아하는구나.

파우스트, 히스 : .........

파우스트 : 쓰자.

히스 : 써요.

네로 : 그래야지. 너흰 저쪽을 찾아 줘. 난 현자씨와 저쪽으로 갈게.

현자 : ....다들 말을 걸면 깜짝 놀라는 얼굴을 하네요. 허가증을 보여주면 안심하지만.

네로 : 평소에 길에서 대화하지 않으니까. 가게 안에서는 해도 돼. 가게 주인에 따라 대화 금지인 가게도 있지만.

현자 : 네로의 가게는 어땠어요?

네로 : 난 허락했어.

현자 : 의외네요.... 사람과 어울리는 걸 어려워한다고 하길래 말하는 것도 금지였을까 했어요.

네로 : 확실히 그렇네.... 인간관계를 만드는 건 싫어도 그 때만은 대화하는 게 싫지 않았어.
날씨 얘기나 다른 사람의 일 얘기... 잘 됐다느니, 별로였다느니 듣는 것도 싫지 않았어.

현자 : 모르는 사람과 이야기하는 게 즐거울 때도 있죠.

네로 : 불편하거나 불쾌할 때도 있었어. 그럴 땐 하루종일 기분이 안 좋았어. 그런데도, 왜일까...
며칠 지나면 다른 사람 목소리를 듣고 싶어졌어.

현자 : 네로....

네로 : ....벌꿀 맛이 나는 황금 강... 어쩌면 내 가게 손님이 한 짓일지도 몰라.

현자 : 네로 가게의...?

네로 : 그래. 가게를 하고 있을 때, 조미료가 다 떨어지면 마법의 허니 팟을 썼었어. 

현자 : 마법의 허니 팟이요?

네로 : 맛은 떨어지지만 말야. 물을 넣고 달빛을 비춰두면 꿀처럼 돼. 실제로는 물이지만.
그게 어느 날 가게에서 없어졌어. 아마 한눈 판 사이에 다른 사람이 훔쳐간 거지.




-5화-

현자 : 그럼.... 그 마법의 허니 팟이 강에 빠져서....?

네로 : 아마도.

현자 : 왜 동료들한테 얘기 안 했어요?

네로 : 파우스트는 융통성이 없어. 아이들도 정의감이 강하고 결벽해. 도둑을 용서하지 않을 거야.
이 나라에서 물건을 훔치면 50년은 감옥에 있어야 돼. 될 수 있으면 소란피우고 싶지 않아.
허니 팟은 내가 강바닥에서 찾을게. 그러니까 현자 씨는 이 일, 입다물어 주지 않을래.

현자 : ....네로는 그래도 괜찮아요?

네로 : 마법의 허니 팟을 훔쳤으면 그 녀석은 내가 마법사라는 걸 알았을 거야. 
하지만 소문내지 않았어. 그러니까 가게를 계속 할 수 있었지. 뭐... 상부상조라고 할까.

현자 : 네로....

네로 : 그런 이유로, 강으로 돌아가자. 파우스트 일행이 오면 잘 말해서 쫓아내 줘.


네로 : <아도노디스・옴니스>

현자 : 강물 색이 부분적으로 투명하게... 이러면 허니 팟도 찾기 쉽겠네요.

비의 거리 사람 : 마법사가 강에 마법을.... 혹시 강물 색이 변한 것도.... ...., 헌병에게 보고하러 가자.

현자 : 잠깐만요! 이건 원인을 찾으려고...

네로 : 괜찮아, 현자 씨. 헌병들이 달려오기 전에 일이 끝날 거야.

현자 : 하지만... 사실대로 말하면 이해해 줄지도 모르는데요.

네로 : 이해해 주기까지 이 거리에선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자, 찾았다.

현자 : 마법의 허니 팟...! 강에서 꺼내니 강물 색이 조금씩 돌아오네요....

네로 : 이걸로 한 건 해결이지?

네로의 가게 손님 : .....네로 씨.....

네로 : ......... 당신, 내 가게 손님인....




-6화-

네로의 가게 손님 : 죄, 죄송합니다....! 모르는 사이에 아이가 가방에 넣어서, 금방 돌아갔으면 좋았을 것을....
의심받을까봐 무서워서 못 돌려주는 동안 가게가 없어져서, ....곤란해서, 강에....

네로 : .....괜찮아. 누구든 의심받는 건 무섭잖아. 나야말로....

네로의 가게 손님 : 죽이지 말아 줘!

네로 : .........

네로의 가게 손님 : 당신이 마법사일 줄은 몰랐어! 아무한테도 말 안 할 테니 죽이지 말아 줘!

네로 : .....그런 약속은 못 해. 당신한테 저주를 걸었어. 또 비슷한 말을 하면 심장이 멎을 거야.

네로의 가게 손님 : 히익......

네로 : 아니면 지금 당장 죽고 싶은 건가? 죽기 싫으면 당장 꺼져!

네로의 가게 손님 : ..........윽.

현자 : .....네로......

네로 : .......... ....하아, 지치네....

현자 : 네.... 저기, 네로... 어떻게 말해야 할지....

네로 : 이거 어떡하지. 허니 팟 쓸래? 편리해.

현자 : ....쓸래요.

네로 : 하하..... 그럼 당신한테 줄게. 강에 빠뜨리진 마.

현자 : 네.... 소중히 할게요....


시노 : 강물 색이 변한 사건이 네로의 분실물 때문이었다고?

히스 : 얘기하지 그랬어. 찾는 거 같이 도와줬을 텐데.

네로 : 너희한테 불평 듣고 싶지 않았어.

파우스트 : 안 해. 바보로군.... 정말로 네가 빠뜨린 건가?

네로 : 그래.

파우스트 : ......... 정말 그렇다고 해도 되는 거지?

네로 : 그러면 돼. 내일부터 거리 사람들도 안심하고 강물을 쓸 수 있을 거야. 좋은 일 한 거지, 마법사치고.

현자 : 고맙습니다, 네로....

시노 : 현자님. 허니 팟 보여줘. ....헤에, 여기서 꿀이 생기는구나. 나 꿀 좋아해.

히스 : 마법관에 가면 물을 담아서 창가에 두자. 내일 아침이면 꿀이 될 거야.

네로 : 하하... 그럼 내일은 빵을 구울까. 갓 구운 빵에 꿀을 찍어 먹자.

시노 : 신난다.

히스 : 기대돼.

파우스트 : 잘됐군.

네로 : 아하하! 그럼 마법관에 돌아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