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팟 메인 에피소드/남쪽 나라

스팟 메인 에피 1~6화 - 병의 늪(피가로)

nil_mh 2020. 12. 17. 23:57

-1화-

현자 : 남쪽 탑에 도착했습니다. 오늘 남쪽 마법사 여러분은 병의 늪에 가실 거예요.

미틸 : 병의 늪은 들어 본 적이 있어요. 늪이라고는 하지만 광활한 습지대에서 여러 식물과 생물들이 번식하고 있죠.

루틸 : 맛있는 과일이 많이 나는 것 같아요. 병의 늪에서 나는 과일은 뭐든 맛있어요.

현자 : 병의 늪...이라는 이름인데도 먹을 것이 맛있군요?

레녹스 : 옛날에 전염병이 만연했거든요. 지금은 개척이 진행돼서 사람이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가뭄과 홍수가 빈번해서 힘들 것 같은 생활이긴 하지만.... 물이 풍족한 계절에는 지상낙원입니다.

현자 : 그렇군요.... 그런데 이번 의뢰는 병의 늪 주변에서 이상한 병이 유행하고 있다고....

피가로 : 그 주변엔 철새도 많으니까 다른 곳에서 병원균을 가져온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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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1 : 가 본 적이 있나요?

피가로 : 응, 옛날에. 자연이 많고 아름다운 곳이야. 아직 인간이 개척한 역사도 얕은 곳이지만.


>선택 2 : 병원균....

피가로 : 불안해하지 않아도 괜찮아. 예방 대책을 하면 되고, 무엇보다 현자님에겐 내가 붙어 있을 테니까.

현자 : 피가로가 있어서 뭔가 좋은 점이 있나요?

피가로 : 잊었어? 피가로 선생님은 의사 선생님이라구.


>선택 3 : 철새를 볼 수 있군요.

피가로 : 날씨가 따뜻하고 물도 많으니까. 화려한 새들은 정말 예뻐. 독이 있는 새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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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가로 : 그래서, 어떤 증상이야?

현자 : 몸이 마비되고, 열이 나고... 그리고 머리에 깃털이 자란대요.

피가로 : 깃털?

현자 : 네. 머리카락에 섞여서 극락조 같은 노란색이나 빨간색, 파란색이나 녹색, 흰색이나 검은색의 깃털이....

피가로 : 보통 병이 아닌 것 같네. 알았어. 가 보자.




-2화-

피가로 : 맞다, 현자님. 일단 걱정되니까 병의 늪에 도착하면 간단한 진찰을 할게.

현자 : 질병 예방을 위한 거죠. 알겠어요.

피가로 : 실은 다른 마법사들도 건강진단을 해서 기록을 해 두는 게 좋아.
어디서 이상한 저주나 병을 얻어 올지 모르잖아.
하지만 북쪽 마법사들이 순순히 내가 청진기를 대게 하진 않을 것 같으니....
매번 병의 늪에 데려가서 진찰을 하기로 할까.

현자 : 병이 많은 곳에 가면 북쪽 마법사들도 몸 상태를 신경쓰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피가로 : 그럼 진찰이 끝나면 레포트에 남겨 둘게. 가끔 봐 줄래?

현자 : 레포트 확인 말이죠. 알겠어요. 모두의 건강 관리도 중요하니까요.


현자 : 여기가 병의 늪.... 생기있는 식물과 물이 많아서 낙원 같은 곳이네요.

루틸 : 정말이네요. 그리고 굉장히 더워요. 하아... 금세 땀투성이가 돼 버려요.

미틸 : 그렇네요... 물을 끼얹어서 시원해지고 싶어요. 현자님은 아무렇지 않으시네요.

현자 : 제 세계의 여름이 이런 느낌이었거든요.... 쿨러가 없으면 힘들긴 했지만요.

레녹스 : 쿨러요?

현자 : 그게.... 북쪽 마법사가 방에 한 명, 같은....

피가로 : 불쾌한 하렘이네. 미틸, 물을 끼얹는 건 참아 줘. 물 속에 숨어 있는 기생충이 원인인 경우도 있으니까.

미틸 : 네, 네.

현자 : 마을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가 봐요.




-3화-

병의 늪 주민 : 으으.... 죄송합니다, 선생님... 멀리서 오셨는데 차가운 과실수도 못 드리고....

피가로 : 괜찮아, 누워 있어. 이 마을에서 제일 먼저 발병한 게 너구나. 뭔가 이상한 일 없었어?

병의 늪 주민 : 평소처럼 배를 띄워 고기잡이를 하고... 과일 장수와 작은 물고기를 교환하고... 집에 왔습니다....

피가로 : 과일 장수는 다른 마을 사람인가? 아파 보였어?

병의 늪 주민 : 아뇨, 혈색이 좋은 아이였어요.... 계속 콧노래를 부르는....

레녹스 : 지금도 건강하면 좋겠는데.... 피가로 선생님. 혹시 모르니 인근 마을의 상황도 보고 올게요.

루틸 : 저도 같이 다녀올게요. 미틸과 현자님은 선생님과 같이 여기 계세요.

미틸 : 알겠어요.

병의 늪 주민 : .....으으...... 옛날에 이 늪에 접근했던 자들은 금세 병에 걸려 죽었다는데.....
그 병이 되살아난 걸까요.... .....혹시, 저도.....

피가로 : 괜찮아. 마법사의 슈가를 줄게. 피가로 선생님의 슈가는 효과 만점이야.
기운이 나고 마음도 안정될 거야. 남자다움도 더해질 게 틀림없어. 자, 입 벌려 봐.

병의 늪 주민 : 아.....

피가로 : 옳지, 잘했어. 미틸, 그를 돌봐 줘. 현자님, 잠시 같이 가 줄래?

현자 : 네.....




-4화-

현자 : 피가로, 어디 가는 거예요....? 늪을 따라 걸은 지 꽤 지났는데.....

피가로 : 그 증상은 아마 병이 아닐 거야. 독이야.

현자 : 독이요.....?

피가로 : 그래. 이 곳은 병이 곧잘 유행하지만, 병의 늪이라고 불리게 된 계기는 병이 아니라 독이었어.

현자 : 누군가가 마을 사람들에게 독을 먹였다는 건가요....?

피가로 : 독을 다루는 건 인간이나 마법사로 한정돼 있지 않아. 동물도 마찬가지야. 벌레, 뱀, 물고기, 화초.....
그리고 새. 오래 전에 이 늪은 젠이라는 전설의 독조 둥지였어.
그들의 독은 굉장히 강해. 그 깃털을 물에 담그기만 해도 한 방울로 사람을 즉사시킬 수 있는 독이 만들어졌어.
남쪽 나라에 온 마법사도, 개척하러 온 인간들도, 젠의 독에 픽픽 죽어 갔어.

현자 : 하지만 레녹스가 얘기하기로 병은 진정됐던 거죠. 젠이라는 새들은 어디로 간 건가요?

피가로 : 내가 몰살했어. 사람과 마법사가 살 수 있도록.

현자 : .....몰살......

피가로 : 샤일록이 들으면 싫은 표정을 지을 테니 비밀이야. 그는 마법사와 사람의 오만함을 싫어하거든.
내 입장에서는, 이게 오만함인지 모르겠어. 그냥 독조보다 인간들이 더 귀여웠을 뿐이야.
저기, 현자님. 잘못한 것 같아? 이 지상낙원을 인간들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놔 두는 게 좋겠어?

현자 : .......모르겠어요...... 하지만 아픈 사람들은 돕고 싶어요..... 젠은 어째서 또 나타난 건가요?

피가로 : 글쎄. 섬멸할 생각이었지만, 살아남은 개체가 있었는지도 모르겠네. 아니면 <거대한 재액>의 영향으로 되살아났든가.
젠은 사람의 모습으로 위장해. 말을 할 줄 아는 것들도 있어. 마법 생물이라 사냥하면 마나석도 얻을 수 있어.
성체였으면 마을 사람들은 즉사했을 거야. 아직 어린 귀여운 새겠지. 그런 생물을 루틸 일행이 죽이게 할 순 없어.
그러니 내가 혼자 해치울게.




-5화-

과일 장수 아이 : .....라-. 라라라-......

현자 : 피가로..... 저기 바구니에 과일을 담은 아이가.... 독조 젠을 아는지 물어 볼까요.

피가로 : 저게 젠이야.

현자 : 네.....?

피가로 : 예쁘고 귀여운 아이네. 큰 눈에 동그란 볼, 햇볕에 탄 피부. 죽임당하지 않도록 잘 의태하고 있어.
불쌍하지만 퇴치할게. 현자님은 다른 데 보고 있어도 돼. 

현자 : 자.... 잠깐만요. 일부러 죽이지 않아도....

피가로 : 여기서 쫓아내봤자 다른 물가로 이동해서 독을 뿌릴 뿐이야. 그게 마을이라면 대참사가 일어나겠지.
사랑스러운 외모에 속지 마. 저 애는 독거미나 독사와 똑같아. 그 녀석들은 바로 때려잡을 거잖아?

과일 장수 아이 : .....라-. 라라라-......

현자 : .....이쪽으로 다가왔다......

과일 장수 아이 : 라라라......

피가로 : 안녕. 남쪽 마법사 피가로야.

과일 장수 아이 : .....피가로.....
....내 동료를 죽이고 인간의 앞잡이가 된 마법사.....?

피가로 : 맞아.
너한테 원한은 없지만, 네가 여기서 살면 모두가 곤란해. 그러니 돌이 되어 줘.

과일 장수 아이 : ........

피가로 : 왜?

과일 장수 아이 : 사랑스러운 외모에 속지 마. 그 녀석들은 독거미나 독사와 똑같아. 그 녀석들은 인간이야.

피가로 : .........

과일 장수 아이 : 인간들보다 우리가 더 마법사에 가까운데.

피가로 : 그래도 난 인간들이 좋거든.

과일 장수 아이 : .....죽이지 마......

피가로 : 미안해. 
<폿시데오>




-6화-

루틸 : 피가로 선생님, 다녀왔어요. 주변 마을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들었지만, 과일을 파는 아이는 없다던데요....

병의 늪 주민 : .....어서 오세요, 여러분.....

루틸 : 일어날 수 있게 되셨군요! 다행이다....!

미틸 : 피가로 선생님의 슈가가 효과 있었던 것 같아요! 피가로 선생님의 진찰로는 병의 정체도 철새가 옮긴 병원균이 아닐까 해요.

피가로 : 그래서 물가를 마법으로 정화해 놨어. 잠시 상태를 보고 새로운 환자가 나오지 않으면 괜찮을 거야.

레녹스 : 다행이네요. 다들 안심하고 살 수 있겠군요.

피가로 : 그러게.

미틸 : 저, 피가로 선생님. 안정되면 조금 놀다 돌아가요. 마을 사람들이 예쁜 장소를 알려 줬어요!

루틸 : 저도 희귀한 새나 동물을 볼 수 있다고 들었어요. 악어라고 아세요? 왠지 미스라 씨를 닮았어요.

피가로 : 아하하. 그거 무섭네.

레녹스 : 현자님, 왜 그러세요? 왠지 기운이 없으신 것 같은데... 병이 옮은 건가요?

현자 : 아뇨, 괜찮아요.... 여긴 정말 멋진 곳이네요.

레녹스 : 그렇네요. 아.... 피가로 선생님, 등에 뭐가 붙어 있어요.

피가로 : 뭔데?

레녹스 : 깃털이에요. 극락조 같은....

피가로 : 아아, 괜찮아. 만지지 마. 내가 뗄게.
어디... 아아, 진짜네. 진한 파란색과 노란색과 빨간색이 섞여 있어. 꼭 이 늪의 노을 같은 색이구나.
굉장히 예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