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팟 메인 에피소드/북쪽 나라

스팟 메인 에피 1~6화 - 얼음의 숲(스노우)

nil_mh 2020. 12. 12. 23:45

-1화-

현자 : 북쪽 탑에 도착했습니다. 오늘 북쪽 마법사 여러분은 얼음의 숲에 가실 거예요.

브래들리 : 얼음의 숲? 거긴 아무것도 없어. 장난 아니게 춥고 그냥 넓기만 할뿐이야.

오웬 : 인간은 거의 없고 말야. 너무 조용해서 지루해. 묘지의 관 속이 나아.

미스라 : 가끔 멸종했을 생물들의 시체가 발견되기도 해요. 주술용 뼈를 수집할 때 편리해요.

스노우 : 우리는 가끔 간다네. 스테인드 글라스용 특수 납이 얼음의 숲 나무에서 나온다는 게야.

현자 : 식물에서 납이 나오나요?

화이트 : 신기하지. 뿌리에서 흡수한 물에 섞인 광물이 줄기 속에서 보석이 되는 거라네.

브래들리 : 그러고 보니 너희들, 스테인드 글라스 장인이었지. 아직 장사 하는 거야?

스노우 : 드문드문?

화이트 : 개점휴업처럼?

미스라 : 그래서, 얼음의 숲에서 어떤 의뢰가 온 거예요?

현자 : 그라키에스의 눈의 마신이 출현했다고 해서 여러분의 힘을 빌리고 싶다고 해요.

스노우 : 그라키에스의 눈의 마신... 왠지 무서운 이름이구먼.

화이트 : 우리도 들어 본 적이 없네... 이거 정신 바짝 차리고 가야겠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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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1 : 잘 부탁드려요.

스노우 : 맡겨 두게나! 우리가 어떻게든 해내겠네!


>선택 2 : 괜찮을까요....

스노우 :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네. 어떤 강적이 공격해도 우리가 그대를 지켜주겠네.


>선택 3 : 그렇게 엄청난 건 아닐지도요?

스노우 : 그, 그래? 장보는 기분이어도 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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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 : 어찌 됐든 간에, 얼음의 숲으로 출발하세!
....앗차, 그렇군. 이번 임무하고는 상관없지만, 얼음의 숲이라 하면 재미있는 것이 있다네.

현자 : 재미있는 거요?




-2화-

현자 : 재밌는 거요?

스노우 : 수령 100년이 넘은 아카시아 나무로 만든 종이를 금빛 눈의 검은 양의 털로 꼰 실로 묶어 책으로 만들고 오로라와 보름달 빛을 번갈아 쬐인 것.
그걸 얼음의 숲 나무 구멍에 놓아 두면 예언서가 된다네.
마침 여기 그 책이 있네. 이걸 그대에게 주겠네.
마법사들의 미래를 이끌 때 뭔가 도움이 될 수도 있다네.

현자 : 마법사들을 이끄는 예언서.... 알겠습니다. 다음에 시험해 볼게요.


현자 : 여.... 여기가 얼음의 숲..... 추, 추, 추, 추워...... 다들 아무렇지 않으시네요.....

브래들리 : 마력이 있으니까. 너 왜 그렇게 얇게 입고 왔어? 겨울에도 반팔 입는 기운찬 녀석이야?

현자 : 여러분만 보다가 얼결에.... 에취!

오웬 : 널 마법으로 작게 만들어서 주머니에 넣어 줄까. 깜박하고 세탁해버릴지도 모르지만.

미스라 : 주머니로는 춥죠. 체온이 더 높은 데가 좋아요. 겨드랑이에 끼우거나, 아니면 엉덩이....

현자 : 저기, 체온계 아닌데요....

스노우 : 따뜻해지는 마법을 걸어 주겠네. 마법의 열 나무 껍질도 같이 쓰게나. 문지르면 따뜻해진다는 게야.

현자 : 안 붙이는 타입의 그거다....! 감사합니다. 주머니에 넣어둘게요!

미스라 : ......... 뭔가 기척이.....

눈사람 : .........

오웬 : 눈사람이다.

브래들리 : 왜 눈사람이 움직이는 거야?

현자 : 저게 그라키에스의 눈의 마신이에요!

스노우, 화이트 : 에에?!

현자 : 틀림없어요. 북쪽 나라의 공무원 분이 편지에 그림을 그려서 보내 주셨어요.

스노우 : 이름 거창하지 않은고?

화이트 : 너무 과한 것 아닌고?

눈사람 : .........! .........!




-3화-

눈사람 : .........! .........!

브래들리 : 뭔가 말을 하는 것 같군... 오웬, 짐승하고 얘기할 수 있지. 얘기 좀 들어 봐.

오웬 : 저거 짐승이야....?

미스라 : 됐으니까 갔다오세요. 마시맬로 좋아하잖아요. 비슷한 거예요.

오웬 : 할 수 없네.....

 


오웬 : 뭐? 응, 응.... 하? 아아, 응.....

현자 : 그라키에스의 눈의 마신이 오웬에게 얘기하나봐요....

브래들리 : 이제 눈사람이라고 해도 되잖아.

오웬 : 다 했어.

스노우 : 오오! 뭐라고 했는가?

오웬 : 같이 만들어진 눈사람이 하나 더 있대. 그 애를 못 만나면 300명을 죽일 거래.

브래들리 : 멍청한 얼굴로 300명을 죽인다고?

미스라 : 요구만큼은 마신답게 기분나쁘네요.

스노우 : 그래봤자 눈사람일세. 우리가 있으면....

화이트 : 다른 한쪽을 만나게 해 줄 수 있을 걸세.

스노우 : 하나씩 날려 버릴 수 있을 걸세.

스노우, 화이트 : ........

화이트 : 스노우쨩, 뭐라고?

스노우 : 아, 아니, 그게....

화이트 : 함께 태어난 다른 한쪽은 쌍둥이 같은 것일세! 만나게 해 주고 싶지 않겠는고!

스노우 : 그치만, 아니, 시간도 걸릴 테고....

화이트 : 스노우, 그런 점일세!! 그런 점 때문에 내가 죽은 것일세! 너무해! 이제 못 믿겠네!

스노우 : 미안하네, 미안해! 만나게 해 줌세, 만나게 해 줘!

미스라 : 노인들끼리 사랑싸움 하지 마세요.

현자 : 두 사람의 의견이 갈리는 건 처음 봤어요.....

스노우 : 그런 고로, 다같이 분담해서 다른 한 쪽 눈사람을 찾겠네!




-4화-

스노우 : 아이고, 화이트의 기분을 상하게 해 버렸구먼. 다른 한 쪽 눈사람을 찾아야겠어....

현자 : 스노우. 화이트가 죽은 이유라는 건...

스노우 : 전에 말한 대로일세. 내가 화이트에게 죽을 뻔 해서 필사적으로 저항하다 죽이고 만 것일세.
화이트가 화낸 것도, 내가 고독을 알고 싶다는 말 같은 걸 했기 때문일세. 고독을 겪어 보려다 진정한 고독을 알게 되었어.
화이트를 떠나려다 막상 화이트가 죽으니, 화이트의 영혼을 필사적으로 붙잡아 두었지.
복잡한 짓을 한 걸세. 있어야 할 것은 있어야 할 것 그대로가 좋아. 한 쌍으로 태어났으면 평생 한 쌍으로 있는 것이 좋다는 게야.

현자 : 스노우.....

스노우 : 우린 쌍둥이일세. 우린 아주 많이 닮았어. 지금쯤 화이트가 정반대의 이야기를 하고 있을 걸세.
스노우를 놔 줄걸 그랬다, 스노우를 놔주지 않은 덕분에 우리는 영원히 떨어질 수 없게 돼 버렸다고. 

현자 : 화이트는... 지금도 스노우와 같이 있어서 행복할 거예요.

스노우 : 고맙네, 현자여. 나를 위로하려는 거로구나. 그대는 착한 아이일세.
하지만 우린 알고 있다네. 행복도 불행도 같은 땅에서 나는 풀이란 것을.
함께 있는 행복이 있으면 함께 있는 불행도 있다. 우리는 둘 다 똑같이 사랑하고 있다네.

현자 : .....그럼 다행이에요.

스노우 : ....오오! 찾았다! 그라키에스의 눈의 마신일세!

현자 : 정말이다! 가요!


화이트 : .....내가 붙잡지 않았으면 스노우가 나를 죽일 일도 없었을 게야. 내 집착이 나를 죽인 거라네.

미스라 : 하아, 그렇군요.

화이트 : 스노우도 고독을 엿보고 나서 금방 돌아왔을지도 모르네. 선뜻 보내주지 못하고 격앙됐던 내 잘못일세.

미스라 : 하아, 그렇군요.

화이트 : 그런데도 또 집착해 버렸어.... 다른 한 쪽 눈사람도 혼자 있는 세계를 보고 싶었을지 모르네.
집착 같은 건 하지 말아야 해. 사람도 마법사도 외톨이일세. .....그러면 되는 것을....

미스라 : 하아, 그렇군요.

화이트 : 미스라쨩, 잘 듣고 있는고?!

미스라 : 얘기가 어려워서요... 그리고 배가 고픈 것 같아서요....

화이트 : 정말이지, 쾌락밖에 추구하지 않는 남자로구먼.




-5화-

화이트 : 정말이지, 쾌락밖에 추구하지 않는 남자로구먼.

미스라 : 뭐가 나쁘다는 거예요. 쓸데없는 핑계는 필요없잖아요? 당신과 스노우도 마찬가지예요.
화가 치밀면 떠나고, 부족하면 같이 있으면 되죠. 정해진 건 없으니까요.

화이트 : 서로 마음이 일치하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겠는고?

미스라 : 싸워서 이긴 쪽이 진 쪽을 굴복시켜서 따르게요.

화이트 : 그대에게 구애받는 상대는 힘든 생활을 강요받겠구먼.

현자 : 화이트, 미스라! 그라키에스의 눈의 마신을 찾았어요!

화이트 : 이럴 수가! 잘했구나!

브래들리 : 다른 한 쪽 눈사람을 찾은 건가.

오웬 : 잘된 거 아니겠어. 빨리 돌아가자.

현자 : 그게 눈사람끼리 사이가 틀어진 것 같아서.....

스노우 : 애써 데려왔는데 머뭇거리고 좀처럼 대화할 기색이 없다는 게야.

브래들리 : 진짜 귀찮네....

화이트 : 그렇게 말하지 말게! 오웬, 없어졌던 쪽 마신에게 왜 없어졌는지 물어봐 주겠는고.

오웬 : 또? 눈사람이랑 대화하는 거 멍청해 보여서 뭔가 싫은데....

브래들리 : 괜찮아, 멋있어 멋있어. 얼른 해 버려.

미스라 : 눈사람과 얘기하는 당신은 빛이 나요. 얼른 해 버리세요.

오웬 : 정말일까... ....저기, 잠깐 묻고 싶은데. 왜 없어졌어? 응, 응.....

없어졌던 눈사람 : ........, .........

현자 : 사정을 알겠어요?

오웬 : 뭔가, 상대방한테 선물하려고 납 보석을 찾으러 갔는데 못 찾았대.

스노우 : 오오! 우리가 스테인드 글라스에 쓰고 있는 얼음의 숲 나무에서 나오는 납 보석인가!




-6화-

스노우 : 오오! 우리가 스테인드 글라스에 쓰고 있는 얼음의 숲 나무에서 나오는 납 보석인가!

화이트 : 우리가 지금도 갖고 있다네. 좋아하는 색으로 골라 가져가게나. 

없어졌던 눈사람 : .........! .........!

현자 : 뛰어다니면서 기뻐하고 있네요!

눈사람 : .........! .........!

브래들리 : 선물받은 눈사람도 똑같이 뛰어다니면서 기뻐하는군.

스노우 : 이야, 잘됐네, 잘됐어!

화이트 : 이걸로 한 건 해결이로구나!

스노우, 화이트 : 그럼, 하나 둘......
<노스콤니아>

현자 : .........! 눈사람이 순식간에 분쇄됐어....!

브래들리 : 가차없네....!

스노우 : 호호호. 그라키에스의 눈의 마신 토벌이 목적이었으니 말일세.

화이트 : 300명을 죽이겠다고 협박했으니 말일세. 거 참, 무서운 마물이었구먼.

오웬 : 어차피 퇴치할 거면 처음부터 문답무용으로 해치웠으면 되잖아....

미스라 : 뭐였던 거예요, 이번 일....

브래들리 : 어쨌든 해결이야. 너희들, 마법관에 돌아가서 눈사람이라고 하지 마. 제대로 그라키에스의 눈의 마신이라고 해.
북쪽 마법사가 총출동해서 눈사람 퇴치라니 체면이 안 선다고. 마법관 녀석들한테 폼이 안 나니까....

스노우 : 그렇구먼. 잘 가게, 그라키에스의 눈의 마신이여....

화이트 : 만만치 않은 적이었구먼, 그라키에스의 눈의 마신.....

오웬 : 이름은 뭐든 상관없는데....

미스라 : 그라.... 뭐요...?

스노우 : 호호호. 그럼 돌아갈까.

화이트 : 그렇구먼. 사이좋게 돌아갈까.

스노우, 화이트 : 우리들 쌍둥이는 사이좋은 게 제일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