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팟 메인 에피 1~6화 - 꿈의 숲(오웬)

-1화-

현자 : 북쪽 탑에 도착했습니다. 지금부터 북쪽 마법사 여러분은 토벌에 협력해 주셔야겠어요.

미스라 : 하아... 토벌이래봤자 <거대한 재액>의 영향을 받고 폭주한 잔챙이잖아요?

브래들리 : 우리 모두가 줄줄이 갈 필요는 절대 없을걸. 누구 한 명만 있으면 쓰러뜨릴 수 있잖아.

스노우 : 그렇게 말하지 말게. 팀워크 공부일세.

화이트 : 우리들 쌍둥이처럼 호흡이 딱 맞아야 한다는 게야.

스노우, 화이트 : 하나 둘....
환상의 호흡 포즈!

미스라 : 브래들리랑....?

브래들리 : 미스라랑....?

현자 : 기, 기대할게요.
갑작스럽지만, 행선지는 북쪽 나라의 '꿈의 숲'이라는 곳이에요.

오웬 : 꿈의 숲?

현자 : 네. 오웬은 아세요?

오웬 : 알아. 아늑해서 자주 놀러가.

현자 : 아늑한 곳이군요! 다행이.....

오웬 : 숲의 나무들이 뿜어내는 치명적인 독이 기묘하고 감미로운 꿈을 보여 주거든.
너무 센 독이라 우리만큼 강한 마력이 있지 않으면 살아서 나갈 수 없어.
그걸 알고 불치병에 걸린 녀석이나 사는 것에 지친 마법사들이 찾아와.
세상에서 사라지기 전에 마지막으로 좋은 꿈을 꾸려고.

현자 : .........




-2화-

오웬 : 꿈의 숲의 나무들은 그 녀석들의 시체를 양분으로 삼아 더 번식해서 자꾸자꾸 독 포자를 뿜어내.
멋지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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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1 : 멋지진 않지 않을까....

오웬 : 그래? 아쉽네. 너도 시체의 숲을 즐길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선택 2 : 멋지다고 생각하세요?

오웬 : 그래. 왜?

현자 : 가....가치관이 다르구나 싶어서.....

오웬 : 그래서 다들 날 무서워하는 거야. 날 더 무서워해도 돼.


>선택 3 : 마법관에 돌아가고 싶어졌어요....

오웬 : 네가 불렀잖아. 발 빼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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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웬 : 자, 가자. 기대된다. 어떤 녀석의 마지막 순간을 방해해 줄까.
맞다, 이번 임무하고는 상관없지만, 꿈의 숲의 독을 이용해서 몽상하면 재밌는 걸 할 수 있어.

현자 : 재밌는 거요?

오웬 : 이 숲에서 몽상하면 꿈의 숲의 독에 이끌려서 보통은 있을 수 없는 꿈을 꾸고, 보통은 있을 수 없는 힘을 갖게 돼.
독을 계속 마시면 꿈을 꾸는 채로 죽지만. 현실로 돌아올 자신이 있으면 이 숲에서 꿈에 빠져보는 게 어때?

현자 : 몽상 말이죠.... 알겠어요. 다음에 시도해 볼게요.


현자 : 여기가 꿈의 숲.....
동화 속 세계처럼 신기하고 사랑스러운 곳이네요....

오웬 : 그렇게 보이는 것뿐이야. 내가 수호하지 않았으면 너 같은 건 진작에 이상해졌을 거야.

현자 : 오웬이 수호해 주고 있는 거예요?

오웬 : 그래. 내가 지켜주길 바라면 살려달라고 말해 봐.

현자 : 오웬이 지켜줬으면 좋겠어요. 모쪼록 잘 부탁드려요.

오웬 : 더 싫어하라고. 재미없네....




-3화-

오웬 : 누구 없을까. 빈사 상태로 행복한 꿈을 꾸는 녀석. 깨워서 정신 차리게 해 버릴 거야.

브래들리 : 그런 짓궂은 짓 안 해도 되잖아. 취향이 고약하네.

오웬 : 하?

미스라 : 아아, 생각났어요.

스노우 : 무엇인고, 미스라야.

미스라 : 분명 이 근처에서 오웬을 죽일 뻔한 적이 있었어요.

현자 : 네?! 왜요?!

미스라 : 뭐, 사소한 말다툼이겠죠. 당신 기억해요?

오웬 : .....뭐 그렇지.

미스라 : 당신 그 때 죽었나요?

현자 : 죽었냐니....

화이트 : 오웬은 몇 번이든 죽을 수 있다네. 영혼을 어딘가에 숨겨두고 있으니 말일세.

오웬 : 죽었어. 이 숲에서. 가자.


브래들리 : 토벌이라니 뭘 토벌하는 거야?

현자 : 독 포자가 늘어나면서 인근 지역의 동물들이 픽픽 쓰러지고 있대요.

스노우 : <거대한 재액>의 영향으로 꿈의 숲이 거대해진 건지도 모르겠구먼.

화이트 : 꿈의 숲의 주인은 이 숲 깊숙이 있는 태고의 나무... 신목(神木)일세.

오웬 : 아냐. 신목은 진작에 점령당했어.

미스라 : 뭐한테요?

오웬 : 죽은 자들의 꿈의 무리한테. 죽은 자들을 양분으로 삼는 사이 어느새 죽은 자의 꿈에 기생당한 거야.
죽은 자들의 꿈의 사념이 <거대한 재액>의 영향으로 활성화돼서 신목을 조종하는 거겠지.
바보같지 않아? 죽은 자를 양분으로 삼으려고 했는데 자기가 홀렸잖아.

미스라 : 하아.... 당신이랑 많이 비슷한 것 같은데요.

오웬 : .....무슨 뜻이야.




-4화-

미스라 : 잘은 모르겠지만, 당신도 남의 마음 속 어둠을 알고 싶어하잖아요. 

오웬 : 난 잡아먹히지 않아.

미스라 : 비슷한 거예요. 그 때도 아마 제 어둠을 엿보려 하다가 당신 쪽이 뭔가, 그....

현자 : ....상처받았다?

미스라 : 아아, 그거예요. 아니에요?

오웬 : 하하.... 저기. 죽여줄게, 미스라.

미스라 : 당신은 무리예요. 아아, 분명 전에도 이런 식으로 싸웠었지.

브래들리 : 또 하지 마.

오웬 : .......

스노우 : 어디 가는 게냐, 오웬!

오웬 : 내가 혼자서 쓰러뜨릴래.

미스라 : 고마워요. 그럼 이제 가도 돼요?

브래들리 : 오웬이 있으면 괜찮겠지.

화이트 : 이놈! 미스라, 브래들리!

스노우 : 응...? 현자.... 현자가 없는데?!


현자 : 오웬! 오웬, 잠깐만요!

오웬 : .....바보 아냐. 왜 따라온 거야.

현자 : 오, 오웬이 절 수호하고 있다고 해서, 떨어지면 무효가 되는 건가 해서....

오웬 : .......... 그럼, 살려달라고 해.

현자 : 살려주세요. 제발 부탁드려요. 죽고 싶지 않아요.

오웬 : 흥. 빨리 와. 두고 간다.

현자 : 고맙습니다!




-5화-

 

현자 : 그건 그렇고 예쁜 풍경이네.... ...SNS에 올리면 인기 많겠다....

 

오웬 : 어디 올린다고?

현자 : 아, 아뇨....
아까 한 얘기... 미스라와 무슨 일로 싸웠던 건가요?

오웬 : 글쎄, 잊어버렸어.

현자 : ........

오웬 : 하지만, 너덜너덜해졌어. 난 몇 번이든 죽을 수 있지만 그 때마다 제대로 아프다고.
그래서 꿈의 숲으로 도망쳤어. 행복하고 기분좋은 꿈이란 걸 꾸려고. 하지만....
잘 와 닿지 않았어.

현자 : 잘 와 닿지 않았다고요...?

오웬 : 그래. 뭐야 이거, 하는 느낌. 행복한 꿈이든, 따뜻한 꿈이든, 상냥한 꿈이든, 나한테는 딱 와 닿지 않았어.
결국엔 미스라에게 싸움을 걸었다 져서 도망친 내가 한심해졌어.
내가 그에게 상처줄 생각이었는데. 내가 상처받고 내가 죽어가다니.
이럴 바엔 끝까지 싸워서 제대로 미스라에게 죽을 걸 그랬어. 나는 수없이 잘못된 선택을 했구나.
스스로가 텅 비는 것 같았어.

현자 : 오웬.....

오웬 : 아니, 미스라는 나랑 달라서, 약하게 만들어서 갖고 놀거나 하지 않으니까. 한 방에 죽여 줄 것 같았거든.
그런 점, 상냥하지.

현자 : 하아....

오웬 : 하하.... 뭐야. 미스라 같은 대답을 하고.




-6화-

오웬 : .....꿈의 숲으로 도망치는 녀석들은 그 때의 나 같아.
그래서 괴롭히고 싶어지는 거야.

현자 : 예전의 자기 같으면 잘해 주면 좋을 텐데요.

오웬 : .........

현자 : 오웬도 누가 도와주길 바랐잖아요?

오웬 : 바보 아냐. 그런 일 겪을 바엔 혀 깨물고 죽을래.

현자 : 그럴 수가.... 아.....! 오웬, 저 큰 나무.....!

오웬 : 저게 꿈의 숲의 주인인 신목이야. 죽은 자들의 꿈에 점령당해서 포자를 뿌리고 있어.
상처줄 생각이었는데 상처받다니 너도 바보같네.
내가 웃어 줄게.
<쿠아레・모리트>


브래들리 : 오, 돌아왔다.

미스라 : 수고했어요, 현자님, 오웬.

오웬 : 볼 꼬집어도 돼?

미스라 : 네? 싫은데요.... 왜요?

오웬 : 미스라한테 죽을 뻔했던 게 생각나서 그 얼굴 짜증나.

미스라 : 당신은 제 얼굴 좋아할 텐데요.

오웬 : 그럴지도.

현자 : 사이가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네요....

스노우 : 고생했구나, 현자여. 이로써 토벌 완료일세!

화이트 : 꿈의 숲은 여전하다만, 인근 지역에까지 해가 미치지는 않겠구나.

현자 : 네! 오웬 덕분이에요. 고맙습니다, 오웬.

오웬 : 흥. 인사 같은 건 필요없어.
대신 달콤한 과자를 줘.